[Highlight]
“책을 매개로 생각을 교류하다 보니 내적 친밀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나중에 같이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면 더 반갑더라고요.”
“혼자 읽었다면 절대 생각하지 못했을 부분이라서 생각이 확장되는 느낌을 받기도 해요.”
“책은 꼭 완독해야만 하는 숙제가 아니더라고요. 책을 다 읽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야기 나눌 수 있어요.”
#<책의 커비>는 어떤 동호회일까?
Q. 안녕하세요! 간단한 동호회 소개와 함께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나영님: 안녕하세요, ‘책의 커비’ 동호회장을 맡고 있는 문나영입니다. 책의 커비는 매달 마지막 주에 함께 독서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해원님: 저는 나영님이 독서동호회 만들어보자고 하셔서(웃음) 함께 둥호회 운영하고 있는 부회장, 정해원입니다. 원래 혼자 책 읽는 것이 취미였는데 회사 크루들과 내가 좋아하는 걸 같이 할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을까 해서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하림님: 저는 그냥 멤버인... 박하림이라고 합니다.(웃음) 동호회가 만들어지고 처음부터 함께 한 멤버입니다. ‘왜 우리 회사에는 독서 동호회가 없지?’라고 생각하던 와중에 책의 커비가 생긴 것을 보고, 바로 가입하게 되었네요.
출처 : 별의 커비 닌텐도 공식홈페이지
Q. 원래는 동호회 명이 달랐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책의 커비>라는 동호회 명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나영님: 처음 시작할 때 동호회 명은 ‘문장수집’이었어요. 책을 읽고 좋은 문장을 수집하자라는 의미로 만들었었는데, 동호회 명에 특색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롭게 동호회원을 모집하게 되면서 기왕이면 귀엽고 활기찬 동호회 명으로 바꾸고 싶어서 생각하게 된 동호회 명이 바로 ‘책의 커비’인데요.
‘책의 커비’는 ‘별의 커비’라는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커비라는 캐릭터가 적을 삼켜서 능력을 쓰는데요. 불을 먹으면 불을 뿜고, 전기를 먹으면 전기를 쓸 수 있어요. 커비처럼 모임을 통해 각자 읽은 책을 소화하고,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인풋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Q. 참신한 이름이면서도 의미가 너무 좋은데요? <책의 커비>를 만들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나영님: 제가 MBTI N이라서 이런 동호회명이 나오게 된 것 같아요.(웃음) 사실 이전 회사에서도 독서 동호회활동을 했었데, 카카오게임즈에는 독서 동호회가 없어서 늘 아쉬웠어요. 주변에 은근히 책을 읽는 분들도 많고, 습관을 들이고 싶어하는 분들도 많아서 만들어 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제가 만들었습니다. 마음을 먹자마자 바로 동호회 가입 인원을 찾고, 사인을 받으러 다녔답니다. (웃음)
*카카오게임즈에서는 7명 이상의 인원이 모이면 동호회 활동 및 지원이 가능해요!
Q. <책의 커비>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해원님: 매월 동호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책을 선정하고, 발제자가 되어, 사전에 질문을 제시해요. 그리고 모임 날, 제시된 질문에 대한 생각을 교류하고 있어요. 책 선정과 발제가 강제는 아니고요,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하고 싶은 의사가 있는 크루들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함께하면 더 즐거운 독서의 매력
Q. 카카오게임즈 사내 동호회 활동을 하시면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하림님: 동호회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분들을 만나게 되었다는 게 좋아요. 책을 매개로 각자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생각을 교류하다 보니 내적 친밀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나중에 같이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면 더 반갑더라고요.
해원님: 저는 다양한 시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점 같아요. 같은 책을 읽고도 전혀 다른 시각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더라고요. 혼자 읽었다면 절대 생각하지 못했을 부분이라서 생각이 확장되는 느낌을 받기도 해요. ‘아 그럴 수도 있겠다’ 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출처: 나영님 브런치
나영님: 두 분의 말이 너무 공감돼요. 책의 커비에는 다양한 직군의 크루들이 함께 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방향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있고요! 저는 책의 커비를 시작하면서 브런치에 서평을 작성하기 시작했어요. 다 함께 나눈 의견을 다시 생각해보면서 저의 생각을 정리도 할 겸으로요. (웃음)
Q. 동호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하림님: 동호회원 중 한 분이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 책을 선정해주시고, 모임에서 어릴 적 본인 동네 사진을 자세히 보여주셨었는데요. 시골 동네였는데, 그 당시 마을을 오가는 버스 기사 분이 본인에게 어떤 친절을 베풀어주셨는지에 대한 에피소드를 상세하게 들려주었어요.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책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니 책과 한 사람의 경험담이 연결되어 더 기억에 오래 남더라고요.
해원님: 저도 그분의 경험담을 들으면서 그 책이 더 감명 깊게 다가왔어요. 그때 육아하시는 분들은 특히 더 느끼는 바가 많으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조카를 키우고 있는 형에게 그 책을 선물하기도 했어요.
Q. 책 읽기 외에도 하고 계신 활동이 있나요?
해원님: 동호회원들 간 랜덤 점심식사를 하기도 하고요. 친목을 위한 모임도 조금씩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영님: 저 같은 경우는 랜덤 점심식사로 판교 화랑공원에 피크닉을 갔었는데요. 돗자리를 깔고 벚꽃 앞에서사진도 찍고, 수다도 떨고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달의 책’을 함께 읽다
Q. 그 동안 함께 읽은 책들 중에 각자가 선정했던 책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J. M. 쿳시 <야만인을 기다리며>
하림님: 저는 소설을 선택했었는데요. J. M.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라는 책이었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이방인과 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예요.
사실 이 책은 대학교 시절에 읽었었는데, 그 당시 저에게 결말이 굉장히 충격적이었거든요. 그때의 경험을 되살리고, 나누고자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신기했던 건, 동호회에서 다시 읽으니 결말이 기억하고 있는 것과 전혀 달랐어요. 내가 책을 읽는 시점, 나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책을 기억하는 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해원님: 제가 선정했던 책은 하완 작가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라는 책입니다. 책의 제목만 보아서는 ‘열심히 살지 않아도 된다’라는 뜻인 줄 알았는데요. 완독해보니 ‘열심히 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나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해 선택하라’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어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하는 삶이 아닌,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라는 메시지가 좋더라고요.
나영님: 동호회 처음 시작할 당시에 선정했던 러셀 로버츠의 <결심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책인데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합리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싶어 하잖아요. 합리적인 결정의 기준은 무엇인지,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저울질해서 좋은 점이 많으면 그게 진정으로 합리적인 것인지(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경제학자의 시각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피에르 바야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Q.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 있는 예비 동호회원들에게 한 마디 해주시면서 마무리해주세요!
해원님: 다양한 사람들을 알아보고 싶은 크루들, 여러 시각으로 생각하고 싶은 니즈가 있는 크루들에게 딱 좋은 동호회라고 생각합니다. 상시 오픈되어 있으니 언제든지 환영해요.
나영님: 책에 대한 막연한 숙제감을 느끼는 분들, 다양한 장르의 책을 접하고 싶은 분들, 여러 직무의 크루들과 가까워지고 싶은 분들 모두 환영합니다. 잠시 쉬고 계신 분들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희 6월의 책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이라는 책이었는데, 완독해야 한다는 숙제 같은 마음을 버리게 해주는 책이었어요. 이후에는 책을 다 읽지 않아도 좀 더 편하게 모임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책을 초중반까지만 읽고도 이야기 나누는 동호회원들도 많습니다!
하림님: 혼자서 하는 독서도 재미있지만, 여럿이서 하는 독서도 못지 않게 재미있고 새롭습니다. 책의 커비는 그런 동호회라고 생각해요. (웃음)
P.S. 최근 가장 재미있게 읽었거나, 크루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책이 있을까요?
해원님: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라는 책을 최근에 다시 읽었는데요. 어떤 일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하기 보다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감정의 온도를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하림님: 주관적인 취향이 반영된 것이지만... 파스칼 키냐르 작가의 <세상의 모든 아침>을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저는 원래 소설을 좋아하는데요.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책의 장면들이 생생하게 머릿속에서 펼쳐지곤 해요. 저는 번역본으로 읽었었는데, 원문은 얼마나 좋을지 궁금할 정도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글 쓰는 걸 좋아해서, 글을 잘 쓰기 위해 닮고 싶은 작가님이기도 합니다.
나영님: 저는 하림님이 추천해주신 J. M. 쿳시 작가의 <야만인을 기다리며>가 정말 좋았어요! 책에서 야만인이 누구인지 생각할 거리를 주는데요. 야만인을 구분하는 기준은 개인이 속한 집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 보여줍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정의하는 것들에 대해 복합적으로 사고해보아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